현재와 비슷하지만 다른 시절
옛날 영화인 영화 접속 무려 1997년에 개봉했습니다. 97년도의 나는 너무 어렸으니까 그 시절이 어땠는지 다시금 떠올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영화 속 장면, 분위기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고 유심히 봤습니다. 지금이랑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운전할 때 운전자조차도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술을 마시더라도 그냥 운전을 했습니다. 지하철역엔 스크린 도어가 없고, 사람들은 삐삐를 들고 다니거나 공중전화로 연락을 했습니다. 지하철 안의 사람들은 신문을 보거나, 자거나 멍을 때린다. LP 판을 사러 레코드샵을 다니는 장면도 나옵니다. 신기한 건 옷차림은 지금과 비슷했습니다. 패션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줄거리
채팅이라는 단어로 사람들과 인연을 맺던 시절이었습니다.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PD 동현 그리고 케이블 쇼핑 호스트 수현의 랜선 사랑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렇게 모르는 사람과 대화도 나누고 사랑을 쌓아 갑니다. 수연의 삶과 사랑이 주변을 맴도는 엑스트라의 삶인 짝사랑의 아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동현은 갑자기 떠나버린 옛사랑에 대한 그리움으로 폐쇄적인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현이가 방송하는 음악프로에 음악을 신청하게 됩니다. 동현은 이 사람이 혹시 영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PC 통신으로 접속을 하게 되면서 채팅이 시작됩니다. 이들 사이의 음악이 한몫을 합니다 수현은 어느덧 짝사랑을 정리하고, 동현도 원치 않는 삼각관계를 이유로 방송국을 그만두게 된답니다. 모든 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진 이들은 사이버 에서의 만남을 벗어나, 함께 얼굴을 맞대고 영화를 보기로 약속을 합니다. 하지만, 옛 애인 영혜가 죽었다는 연락을 받으면서 수현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됩니다. 결말은 영화를 보시고 확인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리뷰
전도연, 한석규, 김태우, 추상미가 나오는데 지금보다 많이 어립니다. 목소리도 가늘고 하이톤입니다. 별 내용 아닌데도 그냥 재미가 있습니다. 옛날 그 감성이 너무 좋아서 일거 같습니다. 나도 그때 20대였으면 좋았을 텐 데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지금의 세상도 좋지만 그때가 더 낭만이 있어 보입니다. 기다릴 줄 알고, 보채지 않는 느릿함이 특히 좋았습니다. 지금처럼 휴대폰 들고 손가락 몇 번 까딱하면 원하는 노래를 맘껏 듣는 세상보다 노래 하나 들으려면 레코드샵 가서 앨범을 사야 하는 세상이 좋았습니다.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만날 사람은 어떻게든 만난다는 것입니다. 채팅으로 알게 된 두 주인공은 영화의 말미에서야 실제로 만나게 됩니다. 서로에게 실망하고, 애태우고, 기다리고, 허탕 치는 과정이 주된 내용인데 별거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좋았습니다. 편지를 보내고, 받지 않는 전화에 대고 음성 메시지를 남기고 연락을 기다리는 모습이 지금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니까요. 지금은 그냥 상대의 휴대폰에 전화를 걸거나 메시지를 보내면 그만이니까요. 요즘은 연락하기 너무 쉬운 세상입니다. 지하철에서 아무것도 보지 않고 멍 때려도 이상하지 않은, 손 편지를 기다리는, 조금 불편하지만 느려도 이해해 주는 세상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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