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영화는 1920년대에서 193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영화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여줍니다. 영화의 중심인물은 크게 4명입니다. 멕시코 이민자인 마누엘과 가난한 단역배우 레니, 흑인 트럼펫 연주자 시드니 팔머 그리고 점차 인기가 시들해지는 스타 잭 콘래드입니다. 이들은 처음에는 각자 자리를 잡아가거나 유명세를 이어가지만 점차 할리우드 주류에서 밀려나기 시작합니다. 매니는 멕시코 이민자라 밑바닥부터 영화를 배우지만 정점을 찍지 못했고, 잭은 유성영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점차 밀려납니다. 레니 역시 스타덤에 오르는 순간 유성영화의 등장과 개인적 평판이 맞물려 점차 추락합니다. 시드니는 흑인이라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멸시를 견뎌야 합니다. 영화는 이들의 삶을 통해 할리우드 초기 역사의 광기를 보여줍니다. 할리우드 초창기는 영화 제작 시스템이 제대로 잡히기 전이라 인권문제나 안전문제도 많았고, 유명 배우나 제작자들의 지저분한 면모도 보여줍니다. 영화 촬영 현장에서 사람이 다치거나 눈 내리는 장면에서 석면 가루를 뿌리거나, 촬영 감독이 벙커 안에서 질식하는 등의 장면도 나옵니다. 물론 영화는 이런 시대상을 고발하는 측면보다는 영화업 종사자들의 재능과 탐욕이 영화 역사에 기여했다고 말합니다.
감동 포인트
지금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배우나 감독, 스텝들이 그 시대에 영화를 열심히 찍었고 그들의 후배들이 계속 생겨나고 각종 시행착오를 통해 성장하면서 현재의 할리우드를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물론 우리는 역사 속의 그 누군가를 일일이 기억하지 않지만, 그들이 남긴 과거의 영화를 볼 때마다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자 엘리노어의 '한 번 죽은 스타는 복귀할 수 없지만, 훗날 사람들이 그 스타가 출연했던 영화를 봐준다면 그 사람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말처럼 데미언 셔젤 감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영화인들을 회상하며 그들을 부활시킵니다. 한동안 영화를 보지 않던 매니가 영화를 보면서 감동받는 모습은 영화에 열정적이었던 자신의 과거가 떠올라 감정이 복받친 것과 동시에 영화 그 자체에 감동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을 시작으로 '안달루시아의 개', '벤허',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터미네이터 2', '아바타' 등의 영화들이 나오면서 감독은 이들의 헌신과 도전이 현재의 할리우드를 만들었으며 그 역사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동시에 영화 발전에 힘쓰고 도전하고 좌절했던 영화업 종사자들에 대한 헌사를 보내며 예우를 다 합니다. 그 하나만으로 이 영화는 큰 감동을 줍니다. 물론 그 때문에 이 영화는 일반사람들보다 광적으로 영화를 좋아하는 팬이나, 영화업 종사자, 전공자에 한해서만 감동적일 수도 있습니다. 영화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없는 일반 관객 입장에서는 다소 지루하거나 산만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영화를 전공했기에 영화에 나오는 다양한 현장 이야기들에 웃픈 감정이 밀려오고 창작자들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가 주는 감동과는 별개로 데미언 샤젤 감독이 이번 영화에서 필요 이상의 욕심을 부렸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한 시대를 다루기 때문이지만 러닝타임이 불필요하게 긴 측면이 있고, 캐릭터들의 시대별 변화상도 갑작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시대상의 광기를 표현하기 위해서지만, 영화 자체의 수위가 필요 이상으로 높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그런 감독의 욕심마저도 영화를 잘 만들기 위한 열정과 도전이라는 측면이 있기에, 이 영화는 할리우드 조상에 대한 헌사이자 감독의 헌신 그 자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만 봐도 데미언 샤젤 감독이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감독이라는 건 절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저스틴 허위츠의 음악
이번 영화에서 저스틴 허위츠는 최고의 음악적 기량을 발휘했습니다. 데미언 샤젤의 전작인 '퍼스트맨'에서도 인상 깊은 테마음악을 만들었고 '라라랜드'를 통해서도 좋은 노래와 음악을 보여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는 이번 바빌론의 음악이 마음에 듭니다. 특히 매니와 넬리의 테마곡이 가장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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